Blazer's Edge

서머리그 감상

chalupa 2017. 7. 24. 00:30



서머리그는 일종의 쇼케이스다. 드래프티와 이미 로스터에 들어있는 선수들은 주력 로테이션에 들기 위해, 나머지(언드래프티/g리거/해외리거 등) 선수들은 nba팀들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 자신의 스킬을 마음껏 뽐내는 자리. 그렇기 때문에 서머리그는 '개인'에 방점이 찍힐뿐, '팀'으로서의 성과는 가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애초에 어중이떠중이 모아놓고 서너번 연습 후에 바로 경기를 하는데 제대로 된 팀플레이가 나오기 힘들 뿐더러 정규리그와의 연속성도 없는데, 그런 '팀'의 성적에 의미를 부여하는게 더 이상한 일 아닐까ㅎ 몇년 전부터 토너먼트 포맷으로 바뀌고 조금 더 재밌어진건 맞지만 서머리그의 본질은 그대로다. 우승의 보상은 흠.. 기분이 좋다는 정도?


그렇기는 한데... 본질이고 나발이고를 떠나서 올해 포틀랜드의 서머리그는 정말 재미있었다. 주력인 잭 콜린스와 팻 코너튼이 3번째 경기에서 경미한 부상으로 이탈했는데, 이후 상위시드(...)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결승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케일럽 스와니건과 자넬 스톡스 투빅이 상대 골밑을 초토화시키고 끈끈한 수비로 버티고 버텨서 번번이 역전승을 거두는 모습은 꽤나 신선했다. 원래 팀에서는 안 나오는 스타일이라 더욱 신선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내친 김에 우승까지 했으면 더 좋았겠으나 결승까지의 여정만으로도 이팀은 포틀랜드의 서머리그 레전드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ㅋㅋ



- 잭 콜린스(17년 10번픽)

아직 nba급의 신체를 갖추지 못했다는걸 콜린스 본인이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을까. 몸싸움에서 쭉쭉 밀리다보니 스킬이고 뭐고... 우선은 다른 nba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지지 않도록 몸을 만드는게 급선무다. 수비에서 가능성을 보였다는게 소득이라면 소득. 발놀림이 빅맨치고 경쾌하고 패싱레인을 읽고 끊어내거나 기민하게 블락을 뜨는 모습들은 긍정적이었다. 아직 20세도 채 되지 않은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듯 하다. 



- 케일럽 스와니건(17년 26번픽)

12년 릴라드 이래 가장 인상적인 서머리그 퍼포먼스였다. 지치지 않는 동력(motor)과 탄탄한 피지컬로 골밑을 휘젓다가도 하이포스트에서 패싱으로 오펜스를 조율하고 거기에 간간히 던지는 3점까지... 대학교 2학년 시즌의 준수한 스탯이 거품이 아님을 서머리그에서 증명했다. 조직적인 플레이보다는 개인기 위주인 서머리그 특성상 빅맨이 빛을 발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만족스럽다. 빅맨치고 작은 키에(6-9) 발도 느리다는 평이어서 사실 지명했을 때는 좀 뜨악했는데, 막상 눈으로 보니까 긴 윙스팬(7-3)과 적절한 위치선정으로 약점을 잘 커버하는 편이었다. 


물론 스와니건에게도 개선해야 할 점이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외곽에서의 커버가 빠른 편이 아니라는게 본무대 가서 공략당할 소지가 충분하다. 점퍼의 릴리스가 현재는 좀 느린 감이 있고, 포스트업 후에 페이더웨이도 성공률을 높여야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뭐 서머리그에서의 장점만 그대로 나와도 에드 이상이 될거 같긴 하다만.. 



- 제이크 레이먼(16년 47번픽)

마음은 스테픈 커리인데 현실은 동농 커리...로 요약 가능하다. 뭐 서머리그에서 마음껏 던지는게 나쁘게 보이진 않는다. 어차피 연습 과정이니까. 다만 슛폼 깨끗하고 자신감도 충분해 보이는데 왜 저렇게 안 들어가는지 신기할 뿐이다ㅎ 슈터로서의 재능에 한계가 있는걸까나. 이번 서머리그 미션으로 볼핸들러로서의 역할이 주어졌는데 그닥 인상적이진 못했다. 그래도 수비에서는 괜찮았다. 매치업 잘 따라붙고 가끔씩 블락도 찍어주고.. 



- 팻 코너튼(15년 41번픽)

가비지가 대부분이긴 했어도 리그에서 2시즌간 굴렀으면 그래도 서머리그 레벨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야 하는데, 이렇다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슛감이야 안 좋을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그외에도 딱히 눈에 띄는 플레이가 없었다. 심리적인 압박이 너무 컸을까. 7월 25일을 기점으로 이번시즌 보장 여부가 결정되는데 올셰이가 고민 좀 될거 같다. 대체재를 구하자니 사치세가 압박이고, 그냥 쓰기도 애매하다보니... 하긴 본인이 야구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 초청 선수들 - 포틀랜드의 서머리그 레전드가 된 그들을 기리는 의미로 명단을 적어본다.


- 자넬 스톡스

G리그 파이널 MVP에 빛나는 스톡스는 콜린스의 빈 자리를 120% 채워주었다. nba에서는 힘들겠지만 하부리그 수준에서는 골밑의 제왕.


- 호르헤 구티에레즈

팀내 유일한 pure PG로서 안정적인 리딩을 보여줬다. 탑텐감이었던 노룩패스 두번이 인상적이었다. 


- RJ 헌터

헌터도 nba 복귀는 좀 힘들어 보이지만... 아무튼 슈터답게 3점으로 팀 공격의 일익을 담당했다. 


- 닉 존슨

토론토(1번시드)전에서 후반 대활약으로 팀을 구해냈다. 폭발력이 있긴 하다. 볼핸들링과 디시전 메이킹이 아쉬워서 그렇지..


- 안토니우스 클리블랜드

끈덕진 수비로 JVG에게 칭찬을 받았다. 덩크할때 보니까 점프력도 좋아 보이고... 24세로 유망주치고 나이가 좀 있는 편.


- 조쉬 스캇

마케도니아 출신. 처음에는 그냥 허수아비 같았는데 갈수록 솔리드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 마켈 브라운

2경기만에 부상으로 이탈 


- 조던 아담스

- 디안드레 대니얼스





'Blazer's Edg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셰이의 가드들 - 3년차에 각성?   (0) 2017.10.27
17년 오프시즌 정리  (0) 2017.09.26
16-17 stay or go  (0) 2017.06.14
반이나, 반밖에  (0) 2017.05.08
굿바이 플럼리  (0) 2017.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