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zer's Edge

반이나, 반밖에

chalupa 2017. 5. 8. 23:44


 Is the glass half full or half empty?

 유리잔이 반이나 차있는가, 반밖에 차지 않았는가?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졌던 16-17시즌이 끝났다. 골스에게 스윕당하고 빨리 끝난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느꼈을만큼... 뭔가 실마리를 잡나 싶으면 꼬여버리고, 꼬인걸 어떻게어떻게 푸나 싶으면 다시 꼬이고...의 무한 반복이었다. 미디어에서는 turn the corner를 외쳤지만 그놈의 corner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_-; Nurkic fever는 정말 짜릿했지만 그외에 61경기 + 플옵 4경기는 지켜보기 힘든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10년대 들어서 펠튼이 있었던 시절 이후로 가장 실망스러웠던 시즌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흥미로운건 코트 위에서의 액면가 자체는 작년이나 올해나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다. 


 15/16 - 44승(5위), 2라운드, ORtg 6위/DRtg 20위

 16/17 - 41승(8위), 1라운드, ORtg 11위/DRtg 24위


 서부 하위시드권, 쓸만한 화력과 형편없는 수비. 큰틀에서는 비슷하다. 

 하지만 시즌을 마무리했을 때 팀을 둘러싼 분위기는 천양지차다. 왜일까? 


 아마도 기대치가 달라진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불가피하게 리셋 버튼을 누른 15년 여름, 포틀에게는 기대라고 할게 아예 없었다. 그렇기에 절대적으로 보면 평범한 성과가 상대적으로는 크게 선전한 것으로 보였다. 텅 빌 것이라고 생각했던 잔에 물이 '반이나' 찼고 모두들 거기에 놀라고 기뻐했다. 올시즌은 정반대다. 작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포틀이 남은 잔을 다 채울 거라는 기대가 만연했다. 그러나 포틀은 제자리걸음을 하는데 그쳤다. 여전히 물은 반쯤 차있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반밖에' 채우지 못한 걸로 비추어지니 실망할 수 밖에...


 물론 실망한 이유가 단순히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은 아니다. 릴라드가 개막 전에 무려 컨파를 언급했지만 당장 컨파 못 간다고 이렇게 반응이 나쁠리가.. 정말 실망스럽고 답답한건 작년 여름에 역대급으로 돈을 펑펑 썼는데도 전혀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미래는 미래대로 꽉 막혀버려서다. 어차피 오버캡이 되기 때문에 사치세를 안 내는 선에서 최대한 돈을 쓰려는건 이해할 만했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도 알고, 그동안의 실적을 토대로 내부 성장에 자신이 있었을 만도 하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공수 한쪽에서만 빛을 발하거나 실링 자체가 높지 않은 롤플레이어들을 가지고서는 스토츠 감독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서 이런저런 조합을 해봐도 한계가 있었고 작년의 성공을 지속할 수 없었다. 더 문제는 이걸 앞으로 어떻게 수습할지 참 난감한 상황이라는거...그동안 누누이 샐러리 유동성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해온 끝에 이런 참상이라면 어떤 팬이 깝깝함을 느끼지 않을까... 


 그나마 너키치에게서 가능성을 본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너키치 트레이드 아니었으면 현재 올셰이의 자리는 매우 위태로웠을지도?ㅎ 골밑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너키치를 보며 이전에 포틀 프런트가 왜 먼로나 칸터를 노렸는지 새삼 이해할 수 있었다. 너키치가 가장 어리고 아직 루키계약 상태니 결과적으로 오히려 일이 더 잘 풀린 셈이다. 너키치 단 한명이 가세했을 뿐인데 골밑과 외곽의 밸런스가 잡히고 릴맥이 더욱 힘을 받았다. 너키치와 함께 풀시즌을 치르면서도 올시즌 막판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팀이 한단계 스텝업하는 것도 기대해볼 만하다. 


 올여름 오프시즌은 드래프트날에 모든게 걸렸는데 가시방석에 앉게 된 올셰이가 어떤 수를 둘지... 뻘소리지만 올셰이가 드래프트에서 보여주는 안목과 FA에서의 수완을 생각하면 아싸리(...) 12년 취임 직후부터 하드하게 리빌딩을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공상을 가끔 한다. 더구나 12드랩의 뎁스를 생각하면... 예를 들어 릴라드-드러먼드-맥컬럼 코어로 팀을 만들어갔다면? 아니면 릴라드-빌-안테토쿰보라던가ㅋ 뭐 완전 리셋까진 아니더라도 11번픽+(매튜스or바툼)<->8번픽 시나리오는 팬들 사이에서 지금도 가끔씩 회자되는 if긴 하다. 드러먼드가 9번까지 미끄러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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