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오프시즌이 거진 다 마무리가 되어간다. 하나씩 정리를 해보자.
* 잘가요 Mike&Mike
지난 10년간 블레이저스 로컬 방송 중계를 담당했던 마이크 배럿 캐스터와 마이크 라이스 해설이 경질되었다. 더불어 라디오 해설자 안토니오 하비도 짤렸다. 배럿의 후임은 케빈 칼라브로가 맡는다. 칼라브로와 호흡을 맞출 해설자는 현재까지 미정.
로컬인걸 감안해도 지나치게 홈팀에 치우쳐서 비판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다혈질의 라이스 할배와 그걸 수습하는 배럿의 케미는 팬 입장에서 꽤나 재미가 있었다. . 무엇보다 내게는 이팀을 팔로잉한 이래 들어왔던 유일한 '목소리'였다. 이제 내가 막 팔로잉하던 시절의 블레이저스에서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는건 유니폼 뿐이라는게 새삼 와닿는다.
(이제는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보기 힘들게 된 짤방.. all of a sudden은 배럿이 즐겨쓰는 표현이었다. 귀신같이 롤코를 타던 포틀 경기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표현이었기에 나중에는 하나의 밈이 되었다)
윗 짤방처럼 갑작스러웠던 중계진 교체의 이면에는 방송 중계권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계권을 가진 컴캐스트와의 계약이 내년까지인데 구단 측에서 재계약을 하지 않고 다른 케이블 업체를 알아보고 있으며, ROOT 스포츠가 유력하다는 루머가 돌았다. 그런데 ROOT 스포츠는 시애틀 메리너스(MLB)가 대주주고 현재 시애틀은 소닉스가 떠난 이후 무주공산이다. 블레이저스가 북쪽의 워싱턴주까지 영역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칼라브로를 영입한거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만도 하다. 참고로 칼라브로는 근 20년간 소닉스의 로컬 캐스터였고, 소닉스(현 썬더)가 시애틀에서 떠날 때 이에 반발하여 로컬 캐스터를 그만둔 전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컴캐스트와 재계약이 성사되면서 위의 추측은 그냥 추측이었던걸로..
배경이 어찌됐건 그동안 정들었던 중계진과 작별하는건 참 아쉬운 일이다. 두분 모두 앞길이 잘 풀리길..
* 드래프트
포틀 get: 16년 47번픽(제이크 레이먼)
올랜도 get: 현금(1.2밀) + 19년 2라운드픽(스왑 조건이 꽤나 복잡한데 어쨌든 우리픽은 아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더 많은 재능을 쌓아올려야 하는 현 상황에서 드래프트픽은 참으로 절실하지만, 올해의 포틀은 14년과 마찬가지로 픽이 단 하나도 없었다. 2라운드픽은 진작에 싹 다 팔아치웠고, 1라운드픽도 애런 아프랄로 트레이드때 로터리 보호로 덴버에 넘어갔는데 올해 플옵에 진출하는 바람에 바로 덴버가 행사하게 되었다.(19번픽)
올해 드래프트는 뎁스가 부실하다는 평이 많아서인지 탑2 이후로는 픽을 팔려는 팀들이 많았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해서 포틀이 1라픽을 구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법 있었지만, 47번픽(제이크 레이먼 지명) 하나를 얻는걸로 끝이 났다. 샐캡 상승과 맞물려 픽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는데, 정작 뎁스가 부실하기에 픽의 가치에 상응하는 댓가를 내놓기를 좀 꺼렸을지도 모르겠다. 2라운드 중후반픽을 현질한건 앨런 아저씨의 여흥을 위해서였을까. 워낙 드래프트를 좋아하는 양반이다보니ㅎ
* 바늘(needle)은 움직이지 않았다
제이크 레이먼(16년 47번픽) - 3년 2.6밀, 부분 보장
에반 터너 - 4년 70밀
마이어스 레너드(자팀 RFA) - 4년 41밀
페스투스 에질리 - 2년 15밀, 2년차 팀옵션
앨런 크랩(자팀 RFA) - 4년 74.8밀, 브루클린 오퍼 매치, 4년차 플레이어 옵션
포틀 get: 샤바즈 네이피어
올랜도 get: 현금(TBD)
지난시즌을 충실히 보낸 덕분에 보완해야 할 부분이 뚜렷하게 보였다. 림 프로텍터, 릴맥 이외의 볼핸들러, 상대가 스크린을 섰을 때의 대처, 윙어들의 불안정한 3점슛 등등.. 이 리스트에서 가장 꼭대기를 차지하는건 단연 림 프로텍터다. 플럼리와 데이비스가 최선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골밑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 선수에게 위협을 주지는 못했다. 확실한 림 프로텍터 없이 컨텐더 진입은 어불성설이다. 지난 플옵을 돌이켜봐도 클립스의 디조던, 골스의 보것-그린-에질리의 골밑 존재감이 포틀 공격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쳤는가. 게다가 정상급 빅맨에 항상 목말랐던게 포틀이니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빅맨을 팬들이 더욱 원할 수 밖에 없었다.
호포드, 하워드, 화이트사이드를 놓고 엣지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호포드에게는 아예 고려 대상조차 되지 못했고, 하워드, 화이트사이드와 링크가 있었지만 미팅조차 해보지 못하고 결판이 났다. 이번 오프시즌의 최대 목표는 릴라드, 맥컬럼과 짝을 이룰 올스타급의 빅맨을 데려오는 거였는데 본선은 커녕 예선도 뚫지 못했고 이 시점에서 당장 컨텐더로 올라간다는 희망은 사라졌다.
이후의 행보 또한 안습의 연속이었다. 1티어급 빅맨들을 놓친 포틀랜드는 윙으로 볼핸들러가 가능한 선수에게 눈을 돌렸고 그 대상은 파슨스였다. 그러나 구단주, 감독, 릴라드가 출동해서 미팅을 가졌고 맥시멈을 제안했음에도 파슨스는 같은 조건에 멤피스를 선택했다. Plan A(ㅏ....) 파슨스를 놓치고 Plan B로 에반 터너를 4년 70밀에 영입했다. 이어서 파우 가솔에게 대쉬했지만 또 까이고-_-;;; 링크가 난 나머지 빅맨들도 줄줄이 타팀을 선택하니 그야말로 닭쫓던 개 신세.. 그나마 페스투스 에질리를 싼값에 데려오고(2년 16밀) 자팀 RFA인 마이어스 레너드(4년 41밀)와 앨런 크랩(4년 75밀)을 잡는 것으로 포틀랜드의 오프시즌은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
올셰이가 자주 쓰는 표현 중에 'move the needle'이라는 말이 있다. 번역하면 어떤 영역에서 현저한 정도로 상황을 바꾼다는 뜻이다. 이번 오프시즌에 획득하거나 지킨 재능들이 포틀랜드라는 배의 항로를 바꿀만한, 나침반의 바늘을 움직일만한 그런 영향력을 가졌는가. 십중팔구는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아마 당사자들조차도..) 누군 비싸고 누군 혜자고 그건 문제가 아니다. 기존의 로스터에 더해진 그들의 탤런트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충분한지가 문제인데 그렇게 보이질 않아서 불만인거지... 올해도 결국 주력이 될 재능 획득에 실패하고 보조 전력을 획득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말았다. 그나마도 가성비가 썩 좋지는 않은채로. 바늘은 이번에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한가지 확실해진 점은 포틀이 아직 빅네임을 영입할 깜냥이 안 된다는거다. 달리 말해 빅네임에게 어필할 요소가 부족하다. 가장 먼저 현재의 전력. 탑3픽을 다툴거란 예상을 보란듯이 비웃으며 2라운드까지 진출한건 분명 쾌거지만, 거기에는 유망주의 급성장 같은 내부 동력보다 외부 요소가 좀더 크게 작용했다. 경쟁팀들이 부상이나 케미스트리 문제로 자멸했고 1라운드에서도 결정적 순간에 폴과 그리핀이 부상으로 이탈한 덕을 봤다. 게다가 같은 탑4라고 해도 골스, 샌안, 오클 3강과의 격차는 동부에서 클블과 나머지의 격차만큼이나 현저했다. 나같은 일반 팬의 눈에도 보이는걸 전문가인 선수들이 보지 못할 리가 없다.(어쩌면 더 냉정하게 보았을지도..) 그 다음으로 발전 가능성. 특급 포텐을 가진 유망주(미네소타)나 다수 또는 최상위권의 드래프트픽을 확보한 팀(보스턴, 필리)이 이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데 여기서도 포틀의 위치는 애매하다. 릴라드-맥컬럼의 백코트가 분명 전도유망하지만 둘다 two-way player가 아니라서 탑을 다투기에는 아직 부족하고, 픽 사정도 여의치 않은 편이다. 그럼 마켓이 매력적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마켓 크기가 작은데다 세율이 높은 편이고 지정학적으로 외따로 떨어져 있다. 팬베이스의 충성도가 대단히 높은 편이라는걸 제외하면 내세울게 딱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나마 내세울게 올셰이 부임 이후 꾸준히 구축해온 선수 중심의 문화, 자팀 선수들을 육성 또는 활용하는 능력인데 이마저도 타팀에 비해 특출나다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라서.. 블레이저스의 역사 또한 별로 어필할 거리가 없다. 90년대까지는 그래도 우승도 있고 파이널도 가보는 등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냈지만, 2000년 이후에는 컨파에 가본적이 없고 16년간 플옵 시리즈를 따낸적이 단 2번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내세울만한 실적이 최근에는 없다는 얘기. 빅네임에게 어필한 적이 거의 없는 멤피스에게조차 밀려 파슨스를 놓친건 포틀랜드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예가 아닌가 한다.
내년에도 샐캡이 상승하지만 맥시멈이 거의 확실한 맥컬럼의 연장계약을 고려하면 샐캡에 이만큼의 여유가 있는 시기는 당분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터너에게 오버페이를 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크랩의 오퍼를 매치시킨거고.. 남은 cap room을 다 소진했으니 이제 뭔가 돌파구를 찾는다면 트레이드 아니면 드래프트에서 초대박을 치는 수 밖에..
in : 에반 터너, 페스투스 에질리, 샤바즈 네이피어, 제이크 레이먼
out: 크리스 케이먼, 제럴드 헨더슨, 브라이언 로버츠, 클리프 알렉산더
* 미정: 모리스 하클리스, QO 4.04밀
현재 뎁스차트
PG - 데미안 릴라드, 샤바즈 네이피어
SG - CJ 맥컬럼, 앨런 크랩, 팻 코너튼
SF - 에반 터너, 루이스 몬테로, 제이크 레이먼
PF - 알-파루크 아미누, 에드 데이비스, 노아 본레이
C- 메이슨 플럼리, 페스투스 에질리, 마이어스 레너드
현재까지 샐러리: 104.1밀(몬테로 방출시 103.3밀)
샐러리캡 94.1밀, 사치세 라인 113.2밀
* 서머리그
올해 역시 라스베가스 서머리그에 참가했다. 기존의 본레이, 코너튼, 몬테로에 새로 들어온 레이먼, 네이피어가 가세했고, 에질리 영입시 샐러리확보를 위해 방출된 알렉산더도 끝까지 함께 했다. 올해도 릴라드가 응원차 경기장을 찾았고 맥컬럼, 그리고 이제는 뉴올과 계약한 프레이저가 동참해서 우정을 과시했다. 화면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에드도 왔었다고 한다. 물론 올셰이와 스토츠도 경기장에 왔고 중계진과 인터뷰까지 했다.
서머리그라는게 실전이라기보다 개인 쇼케이스에 가깝기에 너무 진지하게 의미를 부여하면 곤란하지만, 눈에 확 띄는 선수가 없었던건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가장 나았던 본레이마저도 임팩트가 작년만 못 했으니 말 다 한셈이다. 피지컬이 통한다는걸 재확인했다는데 의미를 둬야할듯.. 코너튼한테는 세컨 볼핸들러를 좀 시켜봤는데 많이 버벅거렸고, 몬테로는 순간적인 센스가 빛나는 장면 몇몇 외에 여전히 함량 미달이다. 레이먼이 괜찮은 운동능력과 약간의 스킬을 보여줬으나 당장 뎁스차트 밑바닥을 벗어나긴 힘들어 보이고, 네이피어는 뭔가 해보기도 전에 부상으로 아웃돼서 판단 보류. 지금으로서는 시즌 중에 신데렐라가 등장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보인다.
(update)
CJ 맥컬럼 4년 106밀(맥시멈)
모 하클리스 4년 42밀
사치세 라인까지 꾹꾹 눌러남아서 페이롤을 완성했다. 물론 다음시즌부터 사치세는 확정.
이미 오버캡이 됐기에 정해진 수순이었을지도? 앨런 아저씨가 그린라이트를 준걸 보면 지난 플옵때 어지간히 감동받았던 모양이다.
유망주들에게 섣불리 퍼줬다가 폭망했던 05년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아니면 리빌딩의 성공적인 안착이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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