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이야기
- 2월말, 정확히는 유타전 대역전패 직후, 주전 라인업이 확정됨과 동시에 로테이션이 압축되었습니다.
밀러-로이-바툼-알드리지-캠비 주전에,
베일리스, 루디, 하워드, 웹스터가 뒤를 받치는 8~9인 로테이션이
되었죠.
이후 성적이 아주 잘 나오기는 했는데,
솔직히 워싱턴전까지 보여준 경기력은 플옵에서
경쟁력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스케줄이 상당히 무난한 편이었고 (그 스케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상대팀
승률을 논할 처지는 아니었습니다만 어쨌든..)
같이 수비가 허술하다면 상대보다 약간 더 나은 화력으로 승리를 가져가는
패턴이었습니다.
이전부터 계속되던 문제들 - 포틀랜드에게 10점차의 리드란? 4쿼터 공격에서의 execution 부재 등
- 역시 별로 개선의 기미가 안보였죠.
- 제가 '경기력이 좋아졌다'라고 느낀 경기는 피닉스전이었습니다.
리그 최고의 공격팀인 피닉스를 상대로 3쿼터까지 우리 템포로 경기를 끌고 갔고
알드리지와 캠비를 축으로
보여준 수비 또한 이전보다는 분명 나아진 편이었습니다.
비록 경기는 워싱턴전에 이어 30%대 야투율을 기록하며 4쿼터에
역전패를 당했지만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댈러스와의 홈경기에서 3월들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고, 이어진 호넷츠-썬더 백투백도 잘 해냈습니다.
근 3개월만에 로테이션이 안정됐고, 손발을 맞춰가다
어느 시점부터 조직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캠비가 베테랑답게 빨리 적응해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 3월 성적이 10승 2패입니다. 지난시즌에도 3월에 10승 5패를 기록했고, 특히 마지막
11경기 중 10승을 거뒀던걸로 기억합니다.
막판 강력한 스퍼트를 자꾸 하는건 좋은 일이죠. 강팀의 기본조건이기도
하고요.
원정 성적이 괜찮은 것도 눈에 띄네요.
- 베테랑 3인방. 밀러, 캠비, 하워드는 상황이
어찌됐든간에 꾸준히 제몫을 하고 있습니다.
밀러는 1월부터 크게 활약하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해서 약간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이었는데, 3월들어 다시 살아났습니다.
로이와의 공존 문제는 둘 사이에 어느 정도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공을 나눠가면서 하더군요.
상대가 누구든 일단 들이대보는 포스트업은 위력적이고, 틈이 보인다 싶으면
여지없이 나오는 드라이브인도 날카롭습니다.
특히 안정적인 골밑 득점원이 부족한 포틀랜드에서 밀러의 돌파는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죠.
돌파에 따른 자유투 획득 또한 무시못할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요.
컷하는 동료들을 찾아서
뿌려주는 식도패스 또한 귀중한 이지찬스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시즌 초만 해도 밀러에 대해 비난이 많았지만, 이제 팬들
사이에서 밀러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워드는 이제 다소 방전된 기색이 역력합니다.
사실 무리도 아닌게, 올해 36세의 하워드는 이번시즌에 지난 2시즌간 뛴 시간의 2배를 뛰었거든요;;;
미들질은 그나마
버틸만한데,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힘에 부치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그래도 노련미로 일정부분 커버를 하고 있어서
치명적인 수준까지는 아닌듯 합니다.
캠비는 처음에 좀 헤멨지만, 백전노장답게 곧 팀에 잘 녹아들었습니다.
캠비 효과는 역시 수비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데요.
오든/프리즈 이탈 이후 실종되었던 샷블라커 역할을 캠비가
해주면서 레이업/덩크에 대한 부담이 경감했고,
알드리지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뒷걱정 없이 자기 마크맨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비 로테이션도 많이 좋아졌고요.
리바운드 또한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데, 이부분은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듯 합니다.
크게 기대 안했던 공격에서는 특이한 슛폼을 갖고도 미들질을 잘하더군요;;; 꽤 쏠쏠합니다. 자유투는
엉망이지만...-_-
패싱센스가 괜찮아서 알드리지와의 하이로우 패스도 가끔 잘 먹히는 편입니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베테랑의 진가를 새삼 깨닫게 되는게,
젊은 선수들보다 폭발력이 좀 떨어지고 화려한 맛은 없을지언정,
시간이 지나고나면 어느새 젊은 선수들만큼의 공헌은 해내고 있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 베테랑 3인방이
없었다면, 올해 포틀랜드가 여기까지 오는 것은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있을 플옵에서도 형님들이 있어서 참
든든하네요.
- 24일자 'BlazersEdge Mailbag' 중 일부입니다. ( 원문 )
Dave가 얼마전부터 Mailbag을 하고 있는데 24일자에 괜찮은 내용이 있어서 몇개만 옮겨봤습니다.
draftnik님의 챗번역에서 영감을 얻어 구어체 어투를 써봤는데,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Q : 이번 플옵에서의 포틀랜드 전망은 어떨까? Jason Quick은
최근 포틀랜드의 주위에 'magic'이 감돌고 있음을 암시했고, 다른 기자와 블로거들도 "포틀랜드가 이번 플옵에서 사고를 칠수
있을지도 몰라"라고 말하기 시작했어.
Dave : 대체로 가능성이 희박해. magic과 goodwill이
나타난게 수비가 형편없는 팀들과 맞붙는 스케줄과 거의 정확히 일치한다는데 주목해봐. 나는 포틀랜드가 올해 마침내 예상한만큼
건강해진 것을 과소평가하지 않아. 캠비 영입을 과소평가하고 싶지도 않고. 둘다 플옵을 확고히 하는 요소들이야. 하지만 팀이 겪었던
어려움의 잔재들 - 따로노는 플레이, 답답한 세트, pressure가 높을때 서로에 대한 신뢰와 확신의 부족 - 이 여전히
남아있어. 플옵에서는 수비가 나쁜 팀이 거의 없지. 그리고 엄청난 pressure에 직면하게 될거야.
포틀랜드는 1라운드에서 레이커스, 덴버, 댈러스, 유타와 맞붙게 되겠지. 적어도 이겨볼 수는 있었기 때문에 댈러스를 원할 수
있어. 케년 마틴의 부상으로 어려움에 처한 덴버를 원할 수도 있지. 하지만 이팀들과 정면으로 붙어서 4승을 예측하기는 어려워.
2승? 물론 가능하지. 3승을 하고 7차전까지 끌고 간다면 난 정말 기뻐할거야. 하지만 1라운드의 7전 4선승제는 바로 이런
업셋을 어렵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지. 난 올해 포틀랜드가 플옵에서 시리즈를 가져갈거라는 어떠한 non-wishful reason도
찾지 못하겠어.
Q : 이번 시즌의 '성공'을 정의해줘. 내년은 어떨까?
Q : 왜 아무도 더 이상 마텔 웹스터에게 패스하지
않는거지?
Dave : 나는 요즘 마텔을 볼때마다 슬퍼져. 마텔이 처음에 잘하다가 끝으로 갈수록 버로우타는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팀의 줄부상 때문에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지. 현실은 마텔이 SF고 팀은 마텔보다 바툼과 루디에게 먼저 시간을
배분해야 해
지금 마텔이 코트에서 잘하면, 부스러기 시간들을 얻고 있어. 이런 종류의 시간에서 득점 흐름에
가담하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야. 예를 들어, you는 벤치에서 식은 상태로 나오고 있는데. 주전과 같이 뛴다면, 후순위로
밀릴테고 기회를 잡지 못할거야. 후보들과 뛰고 있다면 눈도장을 받아 시간을 얻기 위해 각자 분투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겠지.
마텔은 공격을 셋업해줄 동료가 필요한데, 솔직히 말해서 마텔이 가끔씩 얻는 얼마 안되는 그 시간에 동료들이 항상 마텔을 위해
셋업해줄 기분이 들지는 않아.
마텔의 자신감 또한 약간 떨어지고 있어. 그가 처한 상황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지.
나라도 그럴거야. 그러나 NBA에는 자신감을 잃었을때 동료들도 패스해주지 않는다는 경험칙이 있어. 스스로에게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동료들은 그걸 방해하려 들지 않을거야. 동료들은 스스로 슛을 쏘거나 좀더 잘하는 누군가에게 패스를 하겠지.
이런건 빠르게 딜레마가 돼.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는 기회가 필요하지만, 자신감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기회를 얻을 수가 없어
Q
: 포틀랜드의 실수에 대한 글에서 펜을 여름에 가서 해고하는게 지금보다 나았을 거라고 했는데, 둘 사이의 차이점이 뭐지?
Dave
: 글쎄, 펜은 크게 상관없어. 둘 사이의 차이점은 일의 주목받는 정도와 연관되어 있거든. 여름은 추측하기에 더 많은 시간이
있긴 하지. 하지만 회사가 팀 멤버와 결별하는데 더 일반적인 시간이기도 하고, 해임은 덜 부자연스러웠겠지. 교사를 해고하는 것과
비교해볼까. 만약 여름에 교사를 떠나보낸다면, 사람들은 일반적인 job performance라고 가정하기 쉬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몇 가지 문제가 있었던걸 수도 있고, 교사가 나머지 동료들이나 학교 방침에 융화되지 못했을 뿐일수도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것에 대한 방패막이 구실로서 '철학적 차이'라는 설명을 쉽게 받아들이고 다른데로 관심을 돌려버릴거야. 하지만 진행 중인
학급의 4/4분기 도중에 교사를 해임한다면, 모두가 이유를 알고 싶어하지. 이 경우에 사람들은 일반적인 job
performance가 아닌 즉각적인 반응을 필요로 하는 어떤 것이라고 가정하겠지. 모두, 특히 학급의 학생들은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알길 원할거야. 만약 '철학적 차이'라고 해버리면, 그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어떤 종류의 철학적 차이가 그토록 갑자기
관계를 끝내게 만들었는데?" 또는 누군가를 불러서 실제로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를 알고 싶어하겠지
Q
: KP의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일까?
Dave : 흠... 특정 부분을 찝어내기가 망설여지는데. 부분적으로는
또다른 '오든 vs 듀란트' 글이 되는걸 피하고 싶어서이고, 또 한편으로는 프로들이 실시간으로 내려야 하는 결정을 평가하는데
뒷공론을 이용하는게 싸보일수 있기 때문이야. 철학적인 관점에서 짚어볼께. 프리차드는 NBA에서의 전략적인 움직임을 체스에
비유해왔어. 처음부터 나는 이게 잘못된 게임이라고 주장했지. 프리차드가 포커의 마인드였으면 더 잘했을거야.
차이점이 뭘까? 체스는 논리적이고 약간은 비인격적 게임이지. 상대를 이해하는게 도움은 주겠지만, 체스는 말들의 움직임에 의해
표현되는 냉정하고 계획된 지식이야. 만약 you가 상대보다 우월하다면, you는 상대를 전혀 이해할 필요가 없어. you가 게임을
충분히 잘 안다면, 올바른 결정을 내려서 이름조차 모르는 수많은 적들을 압도할 수가 있지.
포커의 경우,
상대방을 이해하는게 전부야. 올바른 카드를 갖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는 있지만, 관계들을 잘 이용할 수 없다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없을 뿐더러 지금당장 자주 지게 되겠지. 포커는 논리적 게임이라기보다 people game이야.
NBA를 헤쳐나가는건 체스보다는 훨씬 더 포커에 가깝지. 우위를 점하고, 지식이 더 많고, 더 나은 조각들이 있고... 이런
것들은 싸움의 절반일 뿐이야. GM으로서 이기고 지는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아. you는 상대를 압도하길 원치
않아. 대신에 you는 오래된 포커 격언에 귀기울이고 싶어하지 : 양털은 여러번 깎을 수 있지만, 가죽은 한번밖에 벗길 수 없다.
프리차드 취임 이래 프리차드의 움직임과 공식적인 발언들을 추적하면서, 나는 체스적 관점이 프리차드의
접근방식과 공식적 행동들을 반영해왔다고 생각해. 우리는 프리차드가 훌륭한 전술가임을 알지. 하지만 거기에 너무 기대어서 게임의
미묘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건 아닐까?
모르겠어. 이건 내가 판단할 처지가 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해서,
질문에 답을 하는 것조차 망설여져. 하지만 이게 내 최선의 답변이야.
Q : 루디는 정말
PG가 될 수 있을까?
Dave : 아마 더 좋은 질문은 '포틀랜드가 루디가 미래에 될 유형의 PG를 떠안을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는가'이겠지. 루디 스스로는 off-hand 핸들링과 신뢰할만한 드라이브를 더 발전시켜야 하고, 대인 수비도
향상시켜야 될거야. 그렇게 된다해도 전통적인 의미의 PG는 되지 않을걸. 하지만 예전에 언급했듯이, 볼핸들러,
tempo-pusher, 하프코트 패서 중에 한명으로서 루디-로이-바툼 라인업을 돌릴 수도 있겠지. 포틀랜드의 골밑이 수비적으로
매우 견고해진다면 가능한 일이야.
Q : 오든이 돌아오지 못하거나 지금 모습 이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고 했을때, 팀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Dave : 오든은 이팀의 미래에서 수비의
핵심이야. 오든이 미들에서 중심을 잡아주지 않는다면, 알드리지와 가드진은 수비에서 노출되겠지. 현재 수비에서 의지하고 있는 백업
센터들이 오래 머물진 않을거라는걸 고려하면 이것은 특히 중요해. 오든은 팀동료들이 적극적으로 턴오버를 유발하거나 속공에서
뛰쳐나가도록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오든의 리바운드와 수비는 포틀랜드 공격 전개의 잠재적 요소지.
난
포틀랜드가 오든 없이도 2라운드는 쉽게 갈 수 있을거라고 봐. 어쩌면 컨파에 갈 수도 있겠지. 하지만 파이널 진출이나 우승을 논할
때는 오든이 떠올라. 오든이 팀내 최고의 선수여서가 아니라, 오든은 이팀의 많은 key hole을 채워주기 때문이야.
- 포틀랜드의 상승세에 대한 홀린저의
코멘트
"다른 트레이드 데드라인의 업그레이드를 둘러싼 모든 소란들을 보면서, 나는 포틀랜드가 더 주목을 받지 않는데
놀랐다. 포틀랜드는 잉여 백업가드(블레이크)와 11경기만 뛴 포워드(아웃로)로 양질의 스타팅 센터(캠비)를 얻어왔다. 모두들 그
부분은 이해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간과되고 있는 부분은 바툼이 거의 동시에 부상에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제 모든 선수들이 적응하면서, 포틀랜드는 속도를 내고 있다. 포틀랜드는 2월 말부터 11-2를 기록 중이고, 2패 중에 1패는
캠비가 결장했던 덴버 원정이었다. 캠비는 하워드와 커닝햄의 업그레이드라고만 해두자. 한편 바툼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잘 하고
있다 : 바툼은 PER에서 SF중 8위이고, 작년보다 공격적으로 훨씬 더 효과적이며, 포틀랜드에서 한정된 생산을 해오던 또다른
포지션을 업그레이드시켰다."
- Power Rankings
Aldridge(NBA.com) : 12th
Hollinger(ESPN) : 8th
Stein(ESPN) : 6th
Parker(Basketball Geek) : 10th
Schuhmann(NBA.com) : 11th
- 그 어느 때보다 파란만장했던
시즌이 어느새 거의 끝에 와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숱한 우여곡절들을 참 잘도 넘기고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렵겠죠.
그래도 길을 안내해줄
베테랑이 여럿 있고 어린 선수들의 경험도 쌓였을테니 작년보다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은 경기
부상없이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네요.
Go Blazers!!!